미쉐린 스타의 저주? 성공의 상징이 폐업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이유

넷플릭스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는 미쉐린 스타 셰프들이 등장해 상금 3억 원을 걸고 요리 대결을 펼치는 콘셉트다. 미쉐린 스타는 요리계에서 최고 권위의 상이지만, 이 상이 식당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일까? 업계에서는 오히려 미쉐린 스타를 받은 식당이 폐업할 가능성이 높다는 속설, 미쉐린 스타의 저주가 회자되고 있다. 최근 연구 결과는 이 속설이 통계적으로도 증명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미쉐린 스타 식당, 높은 폐업률의 이유는?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대니얼 샌즈 교수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미쉐린 스타를 받은 식당의 폐업률이 일반 식당에 비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샌즈 교수가 2000년부터 2014년까지 뉴욕의 276개 호평받은 식당을 추적한 결과, 2005년부터 2014년까지 미쉐린 스타를 받은 식당 중 약 40%가 2019년 말까지 문을 닫았다. 이는 같은 시기 다른 식당의 폐업률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왜 미쉐린 스타가 식당에 독이 될까?

첫 번째 이유는 고객의 기대치 상승이다. 미쉐린 스타를 받으면 검색량이 33% 증가하며, 먼 거리에서도 손님이 찾아오기 시작한다. 이렇게 높아진 기대에 부응하려면 더 좋은 재료, 더 나은 서비스 등 추가적인 비용이 필요하게 된다. 이러한 부담은 식당 운영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호텔에서 열린 미쉐린 가이드 서울&부산 2024' 레스토랑 셀렉션 발표에서 3스타에 선정된 모수의 안성재 셰프(가운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 번째 이유는 비용 증가다. 미쉐린 스타를 받은 식당은 거래처나 건물주가 더 높은 가격을 요구하거나, 셰프나 직원들이 몸값 인상을 요구하는 등 명성을 얻은 대가로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결국, 비용이 증가하면서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손님을 잃고 식당은 문을 닫을 위험이 커진다.

 

미쉐린 스타, 축복이 아닌 부담?

미쉐린 스타를 받은 식당이 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독일 베를린에서도 지난해만 고급 식당 5곳이 폐업했다. CNN은 미쉐린 스타를 받은 일부 셰프들이 이제 이 상을 축복이 아닌 짐으로 여긴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쉐린 스타를 받으면서 발생하는 부담과 기대감이 식당 운영을 더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외식업계뿐만 아니라 경영에도 영향을 미치는 '수상의 저주'

'수상의 저주'는 외식업계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연구에 따르면, 수상 경력이 화려한 CEO가 운영하는 회사도 다른 회사에 비해 성과가 저조할 가능성이 크다. 스타 셰프나 스타 경영자는 종종 더 많은 연봉을 요구하고 경영 외적인 활동에 시간을 쏟으면서 회사나 식당의 성과가 떨어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미쉐린 스타를 받는 것이 꼭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미쉐린 스타는 많은 셰프와 식당이 목표로 삼는 영예이지만, 그만큼 큰 부담과 책임이 따른다. 대중의 관심과 기대가 커지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다. 미쉐린 스타를 받는 것이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때로는 상을 받지 않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