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사회의 '모시는 날' 관행, 불합리한 점심비 부담에 젊은 공무원들 한탄

공직사회에서 여전히 존재하는 ‘모시는 날’ 관행이 젊은 공무원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낮은 급여를 받는 하급 공무원들이 상급자를 위해 매달 점심 비용을 부담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매달 10만 원을 점심비로 지출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많은 공무원들이 불합리한 관행을 없애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공무원노조 청년 조합원 100여 명이 8월6일 대통령실에 임금인상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공=전국공무원노동조합]

 

9급 공무원의 고민: 점심비 부담으로 경제적 압박

"9급 공무원인데, 매달 10만 원씩 점심비로 내는 게 부담됩니다." 젊은 공무원들 사이에서 ‘모시는 날’이 큰 고민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월급이 200만 원 남짓인 상황에서도 상급자인 국장이나 과장에게 점심을 대접해야 하는 관행에 대해 큰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한 공무원은 "월급 500만 원 받는 사람들이 왜 200만 원 받는 하급자 돈으로 점심을 먹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고충을 토로했습니다.

 

 

'모시는 날' 설문조사 결과: 절반 이상의 공무원이 경험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방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75.7%가 ‘모시는 날’에 대해 알고 있으며, 최근 1년 내 이 관행을 경험한 공무원이 44%에 달했습니다. 주로 점심 식사(57.6%)가 가장 많았고, 그 외에도 저녁 식사(7.2%)와 술자리(10.4%)가 이어졌습니다. 상급자인 국장과 과장 모두에게 대접하는 경우가 44.9%로 가장 많았으며, 과장(35.5%)과 국장(17.0%)만 대접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점심비 부담의 방식: 사비로 부담하는 공무원들

공무원들은 '모시는 날'의 점심비를 소속 팀별로 사비를 걷어 부담하는 경우가 55.6%로 가장 많았습니다. 당일 비용을 갹출하거나 미리 사비를 걷는 방식도 21.5%였으며, 일부는 기관 재정을 편법으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상급자가 업무추진비를 이용해 부담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는 31.1%에 불과했습니다.

 

 

공무원들의 반응: 모시는 날 폐지 요구 높아

설문에 응답한 지방공무원들의 69.2%**는 ‘모시는 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43.1%는 ‘전혀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으며, 25.8%는 ‘별로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시대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관행"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제발 없애달라": 공무원들의 절박한 호소

설문조사에서 ‘모시는 날’과 관련한 자유 의견을 묻는 질문에 2085명의 응답자가 참여했습니다. 많은 공무원들이 "부서장의 취향에 맞는 메뉴를 고르고, 다른 팀과 겹치지 않도록 예약까지 해야 한다"는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또한, 점심 대접을 준비하느라 오전 업무에 집중할 수 없다는 고충도 전했습니다.

 

 

젊은 공직자들의 무력감 심각

위성곤 의원은 "지방뿐만 아니라 경찰청, 보건소에서도 이러한 관행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며, "젊고 유능한 공직자들이 이 관행으로 인해 무력감을 느끼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중앙부처가 이러한 현장을 잘 모르고 탁상행정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공직사회 관행의 변화가 필요하다

'모시는 날'이라는 관행은 젊은 공무원들에게 경제적이고 심리적인 부담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시대적 관행은 이제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공직사회 내에서 합리적인 시스템이 도입되고, 공무원들이 불필요한 부담에서 벗어나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