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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상속 5억 받으면 상속세 0원, 일해서 5억 벌면 세금 1억....

by 디피리 2024. 8. 17.

최근 윤석열 정부가 상속세 감세 정책을 추진하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상속세를 낮추려는 다양한 이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이 주장이 과연 타당한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출처:한겨레

상속세는 정말 이중과세일까?

정부의 주요 논리 중 하나는 상속세가 이중과세라는 주장입니다. 이미 소득세를 낸 재산에 대해 또다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거죠. 하지만 이 논리는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소득세와 상속세는 서로 다른 사람이 납부하는 세금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소득세를 내고 남은 돈으로 물건을 사면 그 돈에 대해서는 판매자가 세금을 또 납부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소득세를 내고 남은 돈을 상속받는 사람 역시 상속세를 내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우리나라의 조세 시스템은 개인별로 과세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상속 소득에 대해서만 특별히 세금을 면제해줘야 할 이유는 부족합니다.

 

한국의 상속세, 정말 과도할까?

또 다른 주장은 한국의 상속세가 다른 나라보다 지나치게 높다는 것입니다. 상속세 때문에 이민을 가는 사람들까지 있다고 하는데요, 이 역시 사실과 다릅니다. 해외로 이민을 간다고 해도 상속세는 여전히 부과됩니다. 가족 전체가 이민 가는 경우도 드물고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상속세 비율이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를 다른 나라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많은 부자들이 상속 대신 기부를 선택하기 때문인데요, 한국의 경우 상속을 통해 부를 물려주는 문화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20대 젊은이들 중 상당수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은 이를 잘 보여줍니다.

 

상속세 부담, 정말 큰가요?

상속세 부담이 지나치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실제로 상속세를 내는 사람은 전체 인구 중 상위 5~6%에 불과합니다. 특히 상위 1%에 속하는 사람들의 실효세율은 약 10%밖에 되지 않습니다. 반면, 노동 소득에 대한 세금 부담은 훨씬 큽니다. 예를 들어, 5억 원의 상속 소득에 대한 세금은 0원이지만, 노동 소득 5억 원에 대해서는 1억 원 이상의 세금을 내야 합니다. 이 데이터를 보면, 과연 상속세 부담이 크다는 주장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가 상승 속 상속세 감면, 과연 타당할까?

마지막으로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상속세만 낮추자는 주장도 있습니다. 아파트 가격, 생활비, 월급 등이 모두 상승하고 있지만, 상속세만 예외로 두자는 것이죠. 그러나 이는 형평성에 맞지 않습니다. 건강보험료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상승했으며, 소득세수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상속세만 낮추는 것은 오히려 불공정한 조치일 수 있습니다.

 

상속세 감면, 누구를 위한 것인가?

결국 상속세 감면의 혜택은 극소수 상위 계층에게 집중될 것입니다. 2023년 기준으로, 단 100명의 피상속인이 전체 상속세의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상위 1%가 전체 상속세수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상속세 감면이 시행된다면, 그 혜택은 이들 상위 1%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국가 재정은 공동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는 자원입니다. 세금을 통해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국가의 중요한 역할이죠. 상속세를 감면하면 그만큼의 공공 서비스나 복지 예산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상속세 감면보다는, 우리 모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국가 재정이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