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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당근마켓에서 50억 호텔 거래…부동산 직거래 급증, 사기 위험도 증가"

by 디피리 2024. 8. 31.

최근 4년간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 거래된 최고가 물품은 50억 원에 달하는 제주도 호텔로 밝혀졌다. 이 거래는 당근마켓에서 기록된 가장 비싼 거래로, 뒤이어 35억 9800만 원에 거래된 서울 강남의 아파트와 35억 7000만 원에 매매된 경기 포천의 부동산이 상위권에 올랐다. 충북 청주에서 거래된 35억 원짜리 부동산과 울산 북구에서 거래된 34억 5000만 원짜리 아파트도 거래 가격 상위 5위 안에 들었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에 올라온 아파트 직거래 매물 : 출처 조선비즈

부동산 거래가 당근마켓에서 두드러지게 증가하기 시작한 것은 2021년부터다. 2021년 당시 거래 가격 상위 10개 품목 중 2건만이 부동산이었으나, 2022년부터는 상위 10개 품목이 모두 부동산으로 채워졌다. 그 결과, 2022년 상위 10개 품목의 거래 총액은 289억 50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20배 가까이 급증했다. 2022년 최고가 거래는 인천 중구에서 이루어진 50억 원짜리 제주도 호텔로, 이는 최근 4년간 당근마켓에서 기록된 최고가 거래이기도 하다.

 

2023년에도 당근마켓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된 물품은 제주 서귀포에서 22억 원에 팔린 부동산이었다. 이 부동산은 아파트나 상가를 제외한 사무실, 주택, 토지 등의 자산으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정확한 주소나 구분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아파트 6건, 부동산 2건, 상가 1건이 거래 가격 상위 10위 안에 들었으며, 이들의 거래 가격은 9억 8000만 원에서 21억 원 사이였다. 2023년 상위 10개 품목의 거래 가격 총액은 145억 3000만 원으로, 2022년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2024년에도 1월부터 7월까지 당근마켓에서 거래된 상위 10개 품목은 모두 부동산이었다. 그중 최고가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브라이튼N40 아파트로, 전용면적 129㎡의 이 아파트는 35억 9800만 원에 거래되었다. 이는 최근 4년간 당근마켓에서 거래된 물품 중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경기 포천에서 거래된 35억 7000만 원짜리 부동산이 2위, 경기 화성에서 거래된 28억 원짜리 부동산이 3위를 차지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상위 10개 품목의 거래 총액은 258억 1800만 원으로,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2022년의 총액을 넘어설 전망이다.

 

부동산 거래가 당근마켓에서 증가하는 주요 이유로는 중개 수수료 절감이 꼽힌다. 부동산 가격이 높을수록 중개 수수료도 비례해 증가하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중고 거래 플랫폼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10억 원짜리 아파트의 경우 부가가치세 10%를 포함해 약 550만 원의 중개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당근마켓을 통해 거래하면 이러한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황진주 가톨릭대 공간디자인소비자학과 겸임교수는 "한국의 부동산 거래에서는 중개 수수료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거래 상대방이 신뢰할 만하다면 중고 거래 플랫폼을 통한 직거래가 비용 절감에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플랫폼을 통한 부동산 거래는 가격, 거래일, 집 상태 등 여러 요소를 거래 당사자가 직접 확인해야 하며, 허위 매물이나 사기 등의 위험성도 크다고 경고한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당근마켓 등 중고 거래 플랫폼의 거래 규모가 폭증하면서 사기 거래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고가 물품이 거래될 때 소비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세청은 중고 거래 플랫폼을 통해 발생한 수익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5월, 국세청은 당근마켓을 포함한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큰 수익을 올린 이용자 525명에게 종합소득세 납부 안내 고지서를 발송했다. 이들 중 자진 신고한 379명의 평균 수입은 4673만 원이었으며, 상위 10명의 평균 수입은 2억 2500만 원에 달했다. 총 신고액은 177억 1400만 원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