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 명의 외침: 기후위기 대응 촉구하며 강남을 가득 메운 시민들"

2024년 9월 7일, 서울 강남의 중심지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촉구하는 대규모 행진이 열렸다. 이 행사에는 약 3만 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즉각적인 행동을 요구했다. ‘907 기후정의행진’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이번 집회는 강남역에서 시작해 역삼역, 선릉역, 삼성역을 거치는 경로로 진행되었으며, 행진의 주요 목적지는 온실가스를 대량 배출하는 대기업 본사들이 밀집한 지역이었다.

이날 행진에는 다양한 계층과 연령대의 시민들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기후위기에 대해 이야기하며 목소리를 냈다. 8세의 고은아 양은 텃밭에서 작물을 기르다가 기후변화로 인해 옥수수와 상추가 제대로 자라지 않는 경험을 했다며, “지구가 아프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서” 행진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가족 단위로 참가한 시민들, 청소년들, 작업복을 입은 노동자들, 노년층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공유하며 함께 행진했다.

 

행진을 주최한 ‘907 기후정의행진 조직위원회’는 당초 예상했던 2만 명을 훌쩍 넘는 3만여 명이 모였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손수 만든 팻말을 들고 “지구는 하나, 기후위기는 한계에 이르렀다”, “변화를 요구하는 것은 지구가 아닌 우리 자신”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강력한 기후 대응을 요구했다.

이번 집회는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운동이 함께 결집된 행사이기도 했다. 정록 907 기후정의행진 공동집행위원장은 “기후위기는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불평등과 부정의와 맞물린 문제”라며, 기후위기에 맞서 온실가스 감축뿐만 아니라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후위기 앞에서 정부의 무관심과 미온적인 대처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나왔다. 김현욱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정부는 이미 과포화된 국토에 공항을 더 짓고 생태계를 파괴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희자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네트워크 집행위원도 세종보 재가동 정책을 언급하며 “이 정책은 금강의 생태계를 파괴할 뿐 아니라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결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과 관련된 논의도 집회의 주요 쟁점 중 하나였다. 강석헌 홍천송전탑반대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정부와 기업들이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수도권으로 송전하기 위해 초고압 송전망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농촌 지역 주민들에게 고통과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행사에서 청소년들의 목소리는 더욱 두드러졌다. 청소년기후행동의 윤현정 활동가는 헌법재판소의 탄소중립 기본법 판결을 언급하며 “지금이 우리가 본격적으로 기후위기와 싸울 때”라며, 청소년들과 미래 세대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행동을 촉구했다. 14세의 이재인 양은 “기후변화로 인해 북극곰을 더 이상 볼 수 없을까봐 두렵다”며, 친구와 함께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정부와 대기업에 기후 위기에 대한 책임을 묻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윤경 씨는 “매년 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하고 있는데, 해가 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이유는 정부가 여전히 실질적인 기후 정책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포스코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작업 중에 대기 오염과 분진으로 인해 방진복과 방독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호소하며, 기후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오염물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무대책을 비판했다.

 

결국 이날 행진은 시민들이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을 정부와 기업에게 물으며, 기후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요구하는 중요한 움직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