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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대한배드민턴협회, 선수 신발 규제 논란과 후원금 운영 실태 드러나"

by 디피리 2024. 9. 10.

지난해 2월 8일,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이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홍 부회장은 국가대표 선수들의 신발 규제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선수들이 사용하는 신발이 불편하다면,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신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당시 협회는 유니폼은 물론 라켓과 신발까지 후원사의 제품만을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었으며, 이에 대한 규제를 풀어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그러나 협회장은 이 제안에 대해 "그럴 수 없다. 후원사와의 계약 위반에 해당한다"며 반대 의견을 명확히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후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여러 나라의 사례를 언급하며 경기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용품에 대해서는 후원사 제품 사용을 강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덴마크의 경우 선수들은 신발과 라켓에 대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체부의 조사 결과, 안세영 선수뿐 아니라 전체 국가대표 선수들이 라켓과 신발을 자신이 원하는 제품으로 바꾸고 싶어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뿐만 아니라, 후원금의 운용에 있어서도 문제점이 밝혀졌다. 2017년까지는 전체 후원금의 20%를 국가대표 선수단에 배분하는 규정이 존재했으나, 협회는 2021년 6월 해당 규정을 일방적으로 삭제했고, 선수단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또한, 국가대표 선수가 뛰어난 성적을 거뒀을 때 후원사가 지급하는 보너스 역시 과거에는 후원사가 선수단에게 직접 전달했으나, 2023년 4월부터는 보너스가 협회를 거쳐 지급되는 방식으로 변경된 것이 확인되었다.

 

대표팀 선발 방식 또한 도마 위에 올랐다. 복식 선수 선발에 있어 경기력이 70%, 평가위원의 점수가 30%를 차지하는 구조였는데, 이는 주관적인 평가가 개입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해외의 방식과 맞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문체부는 이를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안세영 선수가 문제 제기했던 비국가대표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 제한 규정 역시 비판을 받았다. 조사 결과,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을 포함한 44개 국내 종목 중 배드민턴을 제외한 어떤 종목도 비국가대표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을 제한하지 않고 있었다. 미국, 일본, 덴마크, 프랑스 등의 국가에서도 이러한 제한 규정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문체부는 해당 규정의 폐지를 권장했다.

 

또한,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지도자의 지시에 무조건 복종하도록 강요하는 규정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었다. 이는 고 최숙현 선수 사건 이후 체육계에서 폐지된 규정임에도 불구하고 배드민턴협회가 여전히 이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문체부는 즉각적인 폐지를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협회장의 물품 배임 및 유용 의혹과 관련해 문체부는 법적 위반 사항 및 횡령, 배임 가능성이 확인되었다며, 이와 관련된 자료를 수사 기관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