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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응급실 의사 신상 공개된 블랙리스트 논란…협박과 허위사실 유포로 심각한 피해"

by 디피리 2024. 9. 9.

 

병원 응급실 의사들의 개인정보를 무차별적으로 공개하는 블랙리스트 사이트가 등장해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 사이트는 의사들의 실명과 학번, 근무지뿐만 아니라 전화번호, 이메일, 소셜미디어 계정 등 민감한 개인 정보를 공개하며, 그들을 표적으로 삼은 악의적인 공격을 유도하고 있다. 작성자는 '불법파업을 중단하고 환자를 돌봐줘서 감사하다'는 식의 조롱을 덧붙이며, 의사들을 협박하는 행태를 보였다.

 

더 나아가 작성자는 블랙리스트에 오른 의사들에게 사직을 인증하면 명단에서 제거해주겠다는 협박까지 일삼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인계로 교수와 연애했다"와 같은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리며, 의사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이 블랙리스트의 대상은 전공의와 전임의뿐만 아니라 군의관들에게까지 확대되고 있다. 최근 한 군의관은 개인 정보가 메디스태프에 공개된 후 협박과 따돌림의 두려움으로 출근을 포기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에 정부는 신상이 공개된 응급실 의사와 군의관들을 보호하기 위해 해당 사이트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다.

 

보건복지부는 이 사건을 "의료진의 사기와 근로 의욕을 저하시키는 심각한 범죄"라고 규정하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정윤순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응급실에서 헌신적으로 일하는 의사들의 신상을 악의적으로 공개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며 수사기관과 협력해 엄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전했다.

 

최근 의사 파업이 장기화됨에 따라 응급실 인력 부족으로 인한 사고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4일, 열경련을 일으킨 두 살 여아가 11개의 병원에서 이송을 거부당한 끝에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으며, 한 여대생은 심정지 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중태에 빠졌다. 응급의료 시스템의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면서 정치권에서도 이에 대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