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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농촌에 급증하는 불법 성인게임장…지역사회 불안 가중"

by 디피리 2024. 9. 11.

농촌 지역에서 불법 사행성 성인게임장이 급속도로 퍼지며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경찰 단속이 느슨하고 인허가 절차가 쉬운 농촌 지역으로 게임장들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저녁, 기자는 경기 평택시와 안중읍, 포승읍, 화성시 팔탄면 일대를 돌아보았다. 불과 20㎞ 거리에서 확인된 성인게임장만 예닐곱 곳. 특히 한적한 농촌 지역에 성인게임장이 집중적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평택시청 관계자와 함께 방문한 한 게임장은 검은 래핑이 붙여진 창문으로 내부가 보이지 않았다. 초인종을 눌렀으나 응답이 없었고, 건물 벽에 설치된 CCTV가 방문객을 확인하는 장치 역할을 하고 있었다. 관계자는 "업주가 경찰 단속을 피하려고 낯선 사람에게는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단골 손님들은 비밀번호를 알고 있어서 쉽게 출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성인게임장에서 벌어지는 불법 행위는 지역사회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게임장에서 얻은 칩을 정해진 환전소에서 현금으로 교환하는 방식의 불법 환전이 성행하고 있으며, 게임장 내부가 보이지 않도록 창문을 막는 것도 불법적인 운영의 일환이다. 평택경찰서 관계자는 "과거에는 조직폭력배가 다수의 게임장을 운영했으나, 최근에는 개별적으로 운영하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인게임장은 주로 산업단지 인근 도농복합 지역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산업단지와 가까운 지역에서 고객을 확보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인허가가 도시보다 용이하고 경찰 단속도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실제로 평택시의 성인게임장 24곳 중 17곳이 읍·면 지역에 있으며, 화성시도 15곳 중 11곳이 농촌 지역에 위치해 있다.

 

성인게임장의 신규 인허가 건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22년 215건이었던 인허가 건수는 2023년 278건으로 급증했으며, 경기도, 경북, 충남, 전북이 그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성인게임장 확산과 함께 강력범죄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전남 영암에서는 한 중국인 남성이 성인게임장에서 돈을 잃고 불을 지르는 바람에 4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에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안중읍의 한 주민은 "문신을 한 외지인들이 마을을 자주 드나들면서 지역 분위기가 불안해졌다"고 말했다. 팔탄면의 또 다른 주민은 "게임장에서 수천만 원을 잃은 농민이 업주를 고발한 사건 이후로 마을이 한동안 떠들썩했다. 게임장 앞에서 돈을 두고 싸우는 소리도 자주 들린다"고 전했다.

 

농촌 지역에 빠르게 퍼지는 성인게임장에 대한 단속과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