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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성장 둔화에 위기 직면한 알리바바, 구조조정에도 돌파구 찾지 못해

by 디피리 2024. 9. 17.

알리바바는 한때 중국 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하며 승승장구했지만, 최근 들어 성장이 둔화되며 위기를 맞고 있다. 핵심 사업인 중국 내 이커머스 부문이 부진한 데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클라우드와 엔터테인먼트 사업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알리바바는 그룹을 6개 사업 부문으로 분할하고 수만 명에 이르는 직원을 정리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기대했던 효과를 보지 못한 상황이다.

2024년 2분기 알리바바의 매출은 2432억 위안(약 45조5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 증가했으나, 시장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특히, 알리바바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타오바오와 티몰의 이커머스 부문 매출이 1133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한 것은 경영진에게 큰 충격이었다. 이는 중국의 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 그리고 후발 주자인 핀둬둬의 가파른 성장세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핀둬둬 앱화면

핀둬둬는 2015년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한 후, 저가 전략을 내세워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했다. 현재 중국 내 핀둬둬의 시장 점유율은 20%에 달하며, 알리바바가 한때 80% 가까이 차지했던 이커머스 시장은 이제 절반 수준으로 축소되었다. 올해 들어 핀둬둬는 매출이 급격히 증가했으며,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한 868억 위안, 2분기 매출은 86% 증가한 526억 위안을 기록했다.

 

알리바바의 창업주 마윈도 핀둬둬의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핀둬둬의 매출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자 마윈은 알리바바 직원들에게 분발을 촉구하며 "미래는 변화를 받아들이는 기업만이 살아남는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알리바바가 수년간 고급 제품을 주력으로 삼는 등 고가 전략을 고수한 반면, 핀둬둬는 저가 상품과 간편한 소비자 경험을 앞세워 알리바바를 위협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알리바바는 지난해 그룹을 6개 부문으로 분할하며 변화를 시도했다. 클라우드, 국내 이커머스, 디지털 서비스, 물류, 해외 이커머스,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부문으로 나눈 것은 다양한 경쟁자들과 더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또한 2만 명 이상의 직원을 감축하며 경영 효율화를 추진했으나, 현 시점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특히 알리바바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았던 클라우드 사업은 아직 경쟁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서 아마존 AWS가 30% 이상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점유율은 5%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는 알리바바가 중국 내에서만이 아닌, 국제 시장에서도 확실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알리바바가 최근 시행한 대규모 개편과 구조조정이 장기적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알리바바가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