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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삼겹살까지 구워주는 PC방…생존을 위한 고군분투

by 디피리 2024. 9. 17.

과거 청소년들의 대표적인 놀이터였던 PC방이 점점 그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스마트폰의 발달로 모바일 게임이 대세로 떠오르며 PC방을 찾는 발걸음이 줄어들고, 동시에 전기요금과 인건비 상승이 겹치며 운영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전국에 1만648개가 넘던 PC방 수는 2024년에는 7484개로 급감했다. 특히 부산 지역의 감소폭이 48.5%로 가장 컸으며, 전북과 대구, 서울 등 다른 지역도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이러한 현상은 모바일 게임의 급성장과 함께 시작되었다. 10년 전 PC 게임이 주도하던 게임 시장은 이제 모바일 게임이 점령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모바일 게임이 전체 게임 매출의 64.4%를 차지한 반면, PC 게임은 28.6%에 그쳤다.

스마트폰의 발전도 중요한 요인이다. 고성능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예전에는 PC에서만 즐길 수 있던 고스펙 게임들이 이제는 모바일에서도 충분히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인기 게임도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되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스마트폰을 일찍 접하고 더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게다가, PC방 운영에 필요한 고정비용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24시간 운영이 기본인 PC방은 막대한 전기요금과 인건비를 감당해야 하며, 내년부터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 원을 넘어서면서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설문조사 결과, PC방 업주들이 꼽은 가장 큰 경영 어려움은 '고정비용 상승'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일부 PC방은 다양한 생존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무인 시스템을 도입해 인건비를 절감하거나, 삼겹살과 같은 음식을 직접 구워주는 'PC토랑'으로 변신한 곳도 있다. 서울의 한 PC방은 이 같은 서비스로 소셜미디어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김기홍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 이사장은 "PC방은 전기요금과 인건비 상승에 매우 취약한 업종"이라며 "정부가 소상공인을 위한 전기요금 체계 개편과 같은 지원책을 마련해, 소상공인과 노동자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