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 주식을 10억 원 이상 보유한 미성년자 주주가 90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 중에는 상당한 자산을 보유한 사례가 눈에 띄며, 부유한 가정의 자녀들이 주식 대물림을 통해 막대한 재산을 소유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한 미성년자는 한미반도체 곽동신 부회장의 17세 아들로, 그의 주식 가치는 무려 2,006억 원에 이른다. 주식 수가 1년 새 두 배로 늘어났고, AI 기술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면서 한미반도체 주가가 크게 상승한 결과다. 지난해 말 주가는 6만 1,500원이었으나, 올해 9월 기준 10만 1,400원으로 약 66% 상승했다.
또 다른 예로, 솔브레인 정지완 회장의 11살 손녀는 321억 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보유 주식 가치가 487억 원에 달했지만, 일부 주식을 처분하면서 현재 보유 금액은 감소했다. 타이어뱅크 김정규 회장의 18세 자녀 역시 파멥신 유상증자에 참여해 191억 원어치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한미그룹 창업주 임성기 회장의 손주 3명은 각각 140억~168억 원 상당의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보유 중이다. 임 회장은 손주들에게 일찍이 지분을 증여하며, 자산을 물려준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탄소배출권 사업을 하는 에코아이 전종수 대표의 자녀들로 추정되는 13세부터 18세까지의 청소년들은 각각 137억 원어치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의 17세 딸 역시 현대그린푸드 주식 116억 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정 회장이 올해 7월 가족들에게 지분을 증여한 결과다.
가장 어린 주식 보유자로는 2022년생인 덕산테코피아 대표의 자녀가 있으며, 22억 원 상당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외에도, 한일철강 엄정헌 회장의 손주들로 추정되는 4세부터 9세까지의 아이들이 각각 16억~17억 원어치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억 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미성년자는 총 11명으로 집계되었으며, 이들은 대부분 상장사 임원이나 기업 창업주의 자녀 혹은 손주들로, 부의 대물림을 통해 상당한 주식 자산을 보유하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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