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식업체들이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보다 더 비싸게 책정하는 '이중 가격제'가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동일한 메뉴라도 배달 앱을 통해 주문할 경우 매장보다 가격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맥도날드는 지난 5월 빅맥세트의 매장 가격을 300원 인상했지만, 배달로 주문할 때는 매장보다 1300원 더 비싼 가격을 받는다. 3년 전에는 빅맥세트 4개를 기준으로 매장과 배달 가격 차이가 4000원이었으나, 현재는 그 차이가 5200원으로 늘어났다. KFC 역시 지난 3월 이중 가격제를 다시 도입했고, 파파이스도 4월에 가격을 인상하면서 배달 가격을 매장보다 높게 책정했다. 버거킹 역시 와퍼세트의 배달 가격이 매장 가격보다 1400원 더 비싸다. 롯데리아와 맘스터치도 현재 이중 가격제를 검토 중이다.
커피 브랜드들 역시 배달 가격을 높이고 있다. 메가MGC커피와 컴포즈커피는 아메리카노 배달 가격을 매장보다 500원 더 비싸게 책정했다. 외식업체들이 이러한 이중 가격제를 도입하는 이유로는 배달 플랫폼 수수료와 같은 추가 비용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배민과 쿠팡이츠는 외식업체들에게 음식값의 9.8%를 중개 수수료로 부과하고 있어, 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업체들은 이러한 가격 차이를 두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맥도날드는 "배달 서비스로 발생하는 추가 비용을 매장 방문 고객에게 전가하지 않기 위해 배달 메뉴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가MGC커피 또한 본사가 가맹점에 동일한 가격을 권장하지만, 점주들이 배달 수수료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문제는 소비자들이 이 가격 차이를 명확히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배달 앱에서 맥도날드나 KFC 등의 배달 메뉴 가격이 매장보다 비싸다는 사실을 확인할 방법이 거의 없다. 버거킹만이 '딜리버리 메뉴 가격은 매장과 다를 수 있다'는 안내문을 제공할 뿐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미 2021년에 업체들에게 배달과 매장 가격 차이를 명확히 알리라고 권고했으나, 3년이 지난 지금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무료 배달이라 해도 실제로는 메뉴 가격에 배달비가 포함되어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된다"며, "배달비를 음식값과 분리해 소비자가 혼동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중 가격제는 외식업체들이 배달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상쇄하기 위한 방안이지만, 소비자들에게는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아 불만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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