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뜨거운 인기를 끌었던 '제주살이'가 이제는 시들해지고 있습니다. 이효리와 이상순 부부가 제주를 떠나 서울로 돌아가기로 한 소식은 그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와 함께 제주 지역의 부동산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경매 물건 급증, 제주 주거시설의 위기
2024년 7월 기준으로, 제주에서 진행된 주거시설 경매 건수는 169건에 달해, 1년 전 같은 기간의 75건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제주살이가 유행처럼 번졌던 시기와 비교하면, 주거시설의 경매 건수 증가는 눈에 띄는 변화입니다. 특히, 2023년 하반기부터는 매월 100건 이상의 경매가 진행되며 이 추세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낙찰가는 하락, 매각가율은 떨어져
경매 물건이 늘어남에 따라 낙찰가율도 급격히 하락했습니다. 2022년 4월에 91.3%에 달했던 매각가율이 올해는 60%대로 떨어졌습니다. 응찰자 수 역시 줄어들어, 최근 몇 달간의 평균 응찰자 수는 2~3명에 그치고 있습니다. 서귀포시 남원읍의 한 단독주택은 감정가 12억 원에서 시작해 세 번이나 유찰된 끝에 4억 원대로 감정가가 하락했고, 제주시 애월읍의 또 다른 단독주택 역시 감정가 대비 반값 이하로 떨어진 채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주 인구 순유출과 관광객 감소, 부동산 시장의 타격
제주 인구는 13년 만에 순유출을 기록했습니다. 과거 제주로의 이주가 활발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제는 많은 이들이 제주를 떠나고 있습니다. 이효리와 이상순 부부도 고향인 서울로 돌아가기로 결정하며, 제주살이의 매력을 뒤로 했습니다.
이와 함께, 해외여행의 재개와 강원도 등 다른 국내 여행지의 인기가 상승하면서 제주를 찾는 여행객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는 곧 제주도 내 숙박시설 경매 물건의 증가로 이어졌습니다. 2024년 7월 기준으로, 숙박시설 경매 건수는 두 달 연속 증가했으며, 매각률은 10.5%로 급락했습니다. 낙찰가율 또한 평균 45.8%로, 감정가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외지인 투자 제한, 농지 포함 주거시설의 어려움
제주도 내 농지나 농지가 포함된 주거·숙박시설은 농지취득자격증명(농취증)이 있어야 매각이 가능해 외지인의 투자 접근성이 제한됩니다. 지지옥션의 이주현 연구원에 따르면, 이러한 규제로 인해 외지인의 투자 수요가 크게 줄어든 상황입니다.
제주살이의 인기가 시들해짐에 따라, 제주 부동산 시장도 그 여파를 피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경매 물건의 급증과 낙찰가 하락은 이 변화의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앞으로 제주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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