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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한국계 교토국제고, 일본 고시엔서 창단 첫 우승…역사적 순간 빚어내다"

by 디피리 2024. 8. 23.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일본의 대표적인 고교 야구 대회, '여름 고시엔'에서 창단 이후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어냈다. 8월 2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에 위치한 한신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교토국제고는 간토다이이치고와의 연장 접전 끝에 2-1로 승리를 거두며 감격스러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교토국제고는 1999년 창단된 이후 꾸준히 실력을 쌓아왔으며, 이번 우승은 그 노력의 결실을 보여주는 결과다. 일본 고교 야구의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고시엔 대회에서 한국계 학교가 정상에 오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이번 승리는 일본 야구 역사에서도 큰 의미를 갖는다. 경기 후 울려 퍼진 한국어 교가는 교토국제고 학생들과 관계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겨주었다.

 

교토국제고의 역사는 194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해방 후 재일교포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자금으로 설립한 교토조선중학교가 이 학교의 시작이다. 1958년 한국 정부의 인가를 받았고, 2003년 일본 정부의 정식 인가를 받아 현재의 교토국제고로 명칭을 변경했다. 이 작은 학교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합쳐도 전교생이 160명에 불과하지만, 1999년 야구부 창단 이후 꾸준한 성장을 이루어 왔다.

결승전은 긴장감 넘치는 투수전으로 전개되었다. 교토국제고는 여러 차례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번번이 무산되며 어려운 경기를 이어갔다. 그러나 교토국제고의 투수 나카자키 류세이는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마운드를 지켰고, 경기는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연장 10회, 승부치기에서 교토국제고는 무사 만루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밀어내기와 희생플라이로 2점을 득점했다. 간토다이이치고는 마지막 공격에서 1점을 만회했지만, 교토국제고의 수비를 뚫지 못하며 경기는 2-1로 종료되었다. 교토국제고의 선수들은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며 그라운드를 돌았고, 이 순간은 재일교포 사회와 한국, 그리고 일본에서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일본 내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교 학생들이 2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한신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교토국제고교와 간토다이이치고교 결승전에서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2-1로 승리를 거두고 환호하고 있다. 출처:뉴스1

교토국제고의 이번 승리는 단순한 스포츠 경기의 결과를 넘어, 한국계 민족학교가 일본 사회에서 이루어낸 커다란 성취로 평가받고 있다. 앞으로도 이 우승은 교토국제고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중요한 역사적 사건으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