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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차례상, 형식보다 마음이 중요…간소화된 추석 상차림으로 부담 덜자"

by 디피리 2024. 9. 14.

추석이 다가오면서 많은 가정에서 차례상 준비에 대한 부담이 여전하다. 한국물가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4인 가족 기준 전통시장에서의 추석 차례상 비용은 약 28만790원으로, 지난해보다 1.8% 올랐지만 대형마트보다는 21.3% 저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절 음식 준비가 가정 내에서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여전히 변함없다.

성균관은 이러한 명절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22년부터 ‘차례상 간소화 방안’을 제안했다. 성균관이 권장하는 차례상 표준안에 따르면, 차례상에 올려야 할 음식의 가짓수는 최대 9가지로, 기본적으로 송편, 나물, 구이, 김치, 과일, 술을 포함하고 여기에 육류, 생선, 떡을 추가할 수 있다. 특히 전을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눈에 띄는데, 이는 조선시대 예학자들의 기록에서 기름진 음식을 제사에 올리는 것은 예가 아니라는 근거에서 비롯된 것이다.

 

예법 지침서로 잘 알려진 ‘주자가례’와 조선시대 성리학자들의 기록 역시 차례상의 형식을 간소하게 차릴 것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퇴계 이황과 명재 윤증 선생은 모두 기름으로 조리한 음식을 차례상에 올리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권장했다.

더불어, 차례상을 차릴 때 흔히 따르는 '홍동백서'와 '조율이시' 같은 전통적인 상차림 방식 역시 예법 문헌에 근거가 없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성균관은 조상을 기리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며 형식에 얽매이지 말 것을 권장했다.

 

최근에는 명절 연휴를 이용해 국외로 여행을 떠나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이에 성균관은 해외에서도 간소하게나마 조상을 기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하며, 피자나 스파게티와 같은 현대적인 음식도 상황에 따라 차례상에 올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차례상에서 중요한 것은 음식의 종류나 수가 아닌, 조상에 대한 진심 어린 마음이라는 점을 성균관은 강조하고 있다. 전통적인 차례상 준비로 인해 명절이 부담스러워지기보다는, 보다 간소하고 의미 있는 방식으로 추석을 맞이하자는 메시지가 전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