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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배추값 폭등, 시장에서는 2만원… 정부 발표와 체감 물가 차이 왜 커졌나?

by 디피리 2024. 9. 23.

최근 전통시장에서 배추 한 포기 가격이 2만 원에 육박하며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가 급등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조사에 따르면, 평균 배추 가격은 9,321원으로 집계되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이보다 두 배 가까운 가격에 거래되고 있어 혼란이 커지고 있다.

서울 금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오늘 배추 세 포기를 4만 5천 원에 샀다”며, “재래시장에서 한 포기가 2만 3천 원까지 오른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A씨는 식당 운영에 필수적인 배추를 포기할 수 없어 비싼 가격에도 어쩔 수 없이 구입하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양배추만한 배추가 2만 원이라니”, “배춧값이 미쳤다”는 글들이 이어지며 가격 상승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강북구의 한 재래시장에서는 배추가 2만 원에 팔리며, 작은 배추는 네 포기에 3만 원에 판매되는 경우도 있었다. 상인들조차 “지금은 너무 비싸니 나중에 사라”며 고객들에게 권할 정도로 가격이 높아진 상태다.

 

그러나 aT가 재래시장, 대형마트, 하나로마트 등에서 조사한 가격은 한 포기 평균 9,321원으로, 1년 전보다 50.5% 올랐고 평년 대비 29.2% 상승한 수치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와 정부 발표 간 차이가 크게 벌어진 이유 중 하나는 대형마트의 할인 행사 때문이다. 실제로 도봉구 하나로마트 창동점에서는 배추 한 포기를 8,720원에 할인 판매하는 행사가 진행 중이다.

이번 배춧값 상승은 이달 중순까지 이어진 폭염과 가뭄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상황을 고려해 배추 가격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며, 다음 달 2일까지 정부 차원의 할인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이달 하순부터 해발 600m 이하 지역에서 배추 출하가 시작되면 공급량이 늘어나고 품질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김장철을 앞두고 가을 배추의 생육 관리를 철저히 해 공급 부족 사태를 방지할 방침이다. 고랭지에서 재배되는 여름 배추와 달리, 가을 배추는 전국 각지에서 출하될 예정이며, 농식품부는 “가뭄 피해로 손상된 배추는 재심기를 마쳤고, 기온이 떨어지면 작황도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배추 가격 논란은 기상 상황과 유통 구조의 불균형이 결합된 결과로, 소비자와 자영업자 모두에게 적지 않은 부담을 안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