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이슈

배달 떡볶이 가격 보고 충격…동네 식당의 숨겨진 이중가격제

by 디피리 2024. 9. 24.

최근 외식업계에서 배달 주문과 매장 주문의 가격 차이를 두는 ‘이중가격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경기도 부천에서 떡볶이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 씨(45)는 매장 방문 고객에게는 떡볶이 세트를 1만 원에 판매하지만, 배달 주문 시에는 1만 2천 원을 받는 별도의 가격 정책을 도입했다. 이 씨는 “배달을 하면 배달비, 중개 수수료, 결제 수수료 등이 추가로 발생해 수익이 감소하기 때문에 가격을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현재 매출의 70% 이상이 배달에서 나오고 있어 이러한 결정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이중가격제는 대형 프랜차이즈뿐만 아니라 중소 규모의 개인 식당들로도 퍼져가고 있다. 롯데리아는 최근 배달앱을 통한 주문 시 매장보다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방침을 발표했다. 롯데리아는 9월 24일부터 단품 메뉴는 매장보다 700~800원, 세트 메뉴는 1300원가량 비싸지며, 이는 배달 수수료와 운영 비용 증가를 반영한 결과라고 밝혔다. 배달 관련 비용이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한다는 점이 주된 이유다.

이중가격제는 롯데리아만의 사례가 아니다. KFC, 파파이스, 맥도날드 등도 이미 배달과 매장 가격을 구분하고 있으며, 이 추세는 중소 프랜차이즈나 개인 식당들까지 확대되고 있다. 최근 호식이두마리치킨과 프랭크버거도 배달 가격을 인상했으며, 맘스터치도 배달비 문제로 이중가격제를 도입해 테스트 중이다. 커피 브랜드 메가MGC커피와 컴포즈커피도 배달과 매장 가격에 차이를 두고 운영 중이다.

 

배달 수수료 인상 역시 이러한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모두 중개 수수료를 9%대로 인상하며 업주들의 부담을 가중시켰다. 배달 주문을 하지 않고 포장만 하더라도 수수료가 부과되기 때문에, 업주들이 이중가격제를 도입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가격 차이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지만, 외식업계는 생존을 위해 이러한 방식이 불가피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이 서울 시내 34개 음식점을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이미 이중가격제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